안녕 형들 나는 93년생임
나는 어렸을 때 가정폭력 당해본 경험있음. 사실 내가 맞은 건 아니고 우리아빠가 엄마 때리는 걸 눈 앞에서 봤음.
어렸을 때 그 장면이 아직도 뇌리에 박혀있음
방안에서 엄마는 머리가 헝클어져있고 울고있고, 나는 구석에서 여동생이랑 같이 우는 모습.
그때 내가 8살이었는데 '아 내가 힘만 좀 더 쌨어도 엄마를 지켜드릴 수 있었을텐데' 라는 생각을 존나 했었음
존나 서럽더라. 지금은 건장한 체격이 됐는데, 지금이면 아빠 존나 팼을 거 같음..
내 인생에서 좀 신기한 게 있는데, 마을 버스타고 가면서 "하느님 아버지, 제발 우리아빠가 죽게해주세요" 라고 혼자 속으로 소원을 빌었음.
난 무신론자고 하느님 믿진 않는데 그냥 신에게 빌었음. 근데 얼마 안있다가 아빠가 죽었음. 9살 때 돌아가셨음
신이 내 소원을 들어주신 건가? 하고 생각했음.
집안 어른들 다들 슬퍼했고, 너네 이제 어떻게 사냐 하며 걱정했는데,
난 그때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했음. 엄마가 안 맞게 됐으니까. 근데 아빠가 우리 남매를 때리는 일은 단 한번도없었음
아빠는 밖에나가면 인싸였고, 발이 매우 넓었고, 내 기억에 돈을 매우 잘 벌었음. 나에게도 용돈을 많이 줬었고
근데 존나 아직도 미움. 나는 폭력을 쓰는 걸 그래서 지금도 극혐함
그나마 아빠가 우리한테 좋은 걸 주고 간건, 아빠가 돈을 많이 벌어서 그런가
재산이 딱 한개 있었는데 서울 아파트 자가를 유산으로 남겨놓고 갔음.
사실 뭐 부자는 아니었음. 그냥 일반 회사원보단 잘번다는 느낌이었던 거 같음.
커서 들은 얘기인데, 할아버지도 할머니를 때렸다고 했음. 할머니 할아버지 나한테 엄청잘해주고 착했었는데
존나 충격임. 지금은 두분다 돌아가셨지만, 큰아빠 작은아빠도 가정폭력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고,
예전 586세대는 가정폭력을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있었다는 얘기도 듣고,
그래서 나만 당한 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음
특히 러시아 영화를 보면, 러시아 남편이 러시아 아내를 때리는 장면이 꽤 나옴.
영화에서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좀 불편하고, 그 남편 존나 때리고싶음.
암튼.. 나는 만약 결혼을 하게 되면 아내한테 폭력을 안하는 사람이 되고 싶음. 현재는 미혼이고 결혼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의 치부를 밖에 들어내는 게 싫어서 친한친구한테도 얘기안한 건데 인터넷에 씨부려봤음..
친한친구들은 내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것 거기까지만 앎
그 후 엄마 혼자서 남매 키우셨음. 엄마가 매우 잘 대해줘서 현재까지 잘 컸음
군대도 잘 다녀오고, 적당히 잘 살고있음
의식의 흐름대로 쓰다보니 두서가 없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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